오스틴 소재 텍사스대는 7월 중순까지 학부생 도서관의 장서 9만 권 중 사전류만 제외하고 나머지를 모두 대학 내 다른 도서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560m²(약 170평)의 공간이 생긴다. 대학 측은 이 공간에 컴퓨터를 가져다 놓고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전자정보 광장’을 만들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4일 전했다.
이곳에선 학생들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가며 공부하거나 작문 또는 컴퓨터 다루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디지털 도서관은 1994년 로스앤젤레스의 남캘리포니아대(USC)가 ‘게이트웨이’라는 전자센터를 개설하면서 처음 선보였고 그 뒤 에모리,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휴스턴대 등에도 디지털 도서관이 세워졌다. 그러나 텍사스대처럼 아예 책을 치우는 경우는 없었다.
일부 학생들은 “도서관은 책이 있는 곳 아니냐”며 ‘낯익은 장소’가 사라지는 데 대해 불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도서관 사서 등 전문가들은 ‘디지털시대 도서관의 상징적 형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라이스대의 디지털 도서관장 제네바 헨리 씨는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곳”이라고 말했고, 코넬대 도서관 사서인 사라 토머스 씨는 “진정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캐럴 웨지 씨는 컴퓨터 시대에 맞춰 대학 도서관 수십 곳의 개조 설계 작업을 해 온 건축회사의 사장. 그는 “새 도서관은 미술품을 전시하는 곳처럼 박스 형태로 지어지는 것이 보통”이라며 “책도 읽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서점 ‘반스 앤드 노블’식 문화를 적용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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