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뉴스위크는 1주일 전 보도한 ‘미군의 코란 모독’ 기사에 대해 15일 ‘편집장의 편지’ 형식으로 사과했다.
마크 휘태커 편집장은 이날 발간된 23일자 최신호에서 “우리 보도의 일부가 사실과 다른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로 인한 폭력 사태의 희생자들과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미군 당사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 대니얼 클레이드먼 미 워싱턴 지국장도 CBS 방송에 출연해 같은 내용의 사과를 했다.
휘태커 편집장은 “처음에는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봤다고 말한 내부 제보자가 기사가 나간 뒤 ‘내가 목격했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잡지는 9일 발간된 16일자 보도기사에서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군 조사관이 아랍계 용의자를 조사할 때 ‘심리적 자극’을 위해 몇 권의 코란을 화장실에 비치했고, 이 가운데 1권을 변기통에 처박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 기사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결코 코란에 대한 신성모독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 잡지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코란 모독은 심각한 행위”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보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1일 이후 반미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16명이 숨지고 120명이 부상했다. 이는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교 문제로 비화=미국이 이렇게 코란 모독 파문의 진화에 나섰지만 반미시위는 아프간에 이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프간 북부 바다흐샨 지역의 이슬람 성직자인 물라 사둘라 아부 아만은 “뉴스위크의 오보 시인은 미국의 압력 때문에 내놓은 자구책일 뿐”이라며 “우리는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친미 성향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조차도 16일자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란을 모독한 미군들의 범죄는 최고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슬람의 분노의 강도를 대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미 정부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고 이집트 최대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은 미국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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