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공기에서 ‘상식 밖의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열차 참사에 이어 항공기까지 이런 문제들을 일으켜 일본인들이 자국 항공사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9일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15일 오전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한 자카르타발 일본항공(JAL) 762편은 기내식 용기의 회수가 지연되자 기내식 배급용 금속제 카트 2대를 통로 등에 그대로 둔 채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도착 예정시간인 오전 8시 반경 승객 70명분의 기내식 그릇이 회수되지 않자 착륙을 늦추고 공항 상공을 선회했다. 착륙이 계속 늦어지자 초조해진 선임 승무원이 ‘도착 준비가 끝났다’고 기장에게 허위 보고했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금속제 카트 2대는 승무원이 올라앉아 양손으로 붙잡은 채 착륙했다는 것.
항공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쏠림 등에 대비해 금속카트와 같이 위험한 물체는 이착륙 때 고정하는 게 상식”이라며 항공사 측의 안전불감증을 탓했다.
같은 날 오후 나리타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던 전일본항공(ANA)의 방콕행 915편에서는 이륙 직전 비상탈출용 고무 슬라이드가 갑자기 부풀어 통로에 있던 승무원이 부상했다.
JAL의 경우 3월 인천공항에서 기장의 착오로 다른 활주로에 진입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10건 이상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ANA도 지난달 22일 이시가와(石川) 현의 고마쓰(小松)공항에서 관제관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이륙을 시도해 징계를 받았다.
JAL 측은 회장이 잇단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섰지만 승객들은 항공사를 바꾸는 방식으로 응징하고 있다. JAL 관계자는 “3월부터 개인 이용객이 줄기 시작해 4월엔 감소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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