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주석은 중국이 계속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1992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뒤 그가 근본적으로 개혁주의자인지 아니면 강경파인지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있었다. 최고지도자가 된 지금 우리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후자가 옳았다.
후 주석은 억압적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믿는 권위주의자인 듯하다.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그가 정치적인 면에서 중국을 퇴보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반대 세력, 언론, 종교, 인터넷 언론, 싱크탱크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을 주도해 왔다. 현재 중국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언론인이 감옥에 갇혀 있다.
뉴욕타임스도 탄압정책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지난해 9월 베이징 뉴욕타임스 지국에서 일하던 자오옌(趙岩)이 재판절차도 없이 구금됐고 변호인과 가족 접견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신분증을 휴대하지 않은 한 대학생이 공안에 맞아 죽은 사건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난팡두스(南方都市)보 기자 2명이 감옥에 수감됐다. 그 뒤 중국 신문들은 더욱 유순해졌다.
후 주석이 옛날 방식의 선전구호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마치 ‘과거로부터 온 타임캡슐’처럼 보인다. 그가 “북한은 경제적 실수를 저질렀지만 정치적으로는 올바른 생각을 가졌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발표했을 때 중국 지식인들은 경악했다.
하지만 후 주석의 탄압은 단지 제한적인 효과만을 가질 뿐이다. 이제 중국은 너무 틈이 많고 복잡해져서 성공적으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 지도부와 친분이 있는 한 중국인은 “중국 지도부는 더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며 “그들은 가장 큰 불만 끄고 나머지는 내버려두는 소방대와 같다”고 말했다.
후 주석의 정치적 비전은 실망스러운 반면 외교정책은 견고하다. 중국은 일본과 아프리카의 수단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성공적으로 맺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도 전임 중국 지도자들보다 더 의미 있게 개입하고 있으며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보다 일관된 정책을 펴고 있다.
후 주석은 본능적으로 계획경제를 선호하지만 실용주의적 측면도 보여 준다. 그는 자본주의의 미래에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의 딸 하이칭 씨는 첨단기술 분야에 몸담고 있으며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부인 대니얼 마오 씨와 결혼했다.
후 주석의 행보 중 가장 주목할 대목은 농촌 빈곤문제와 환경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균형적인 경제발전을 중시하는 정책으로의 전환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
동시에 경제개혁의 속도도 주춤해졌다. 새로운 중대 개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물 건너갔다. 단순한 숨고르기 이상인 것 같다.
후 주석은 압력밥솥의 뚜껑을 꽉 닫아 놓고 사회 안정을 이루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의 경험이 말해 주듯 압력의 배출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유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크라이나에서처럼 폭발할 수 있다.
후 주석이 단기적인 안정만 강조한다면 궁극적으로 더 큰 불안정성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후 주석의 억압정책의 희생자는 감옥에 있는 몇몇 사람만이 아니라 중국 국민 전체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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