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수감 사진 공개 일파만파… 후세인변호사 “소송 제기”

  • 입력 2005년 5월 23일 08시 01분


미국과 영국 신문들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수감생활 사진을 공개한 뒤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제2의 코란 사태’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과 자매지인 미국 뉴욕포스트가 20일 후세인의 속옷 차림 등을 담은 사진 4장을 게재하자 아랍권 언론과 시민들은 ‘인간에 대한 모욕’이라며 분개했다.

아랍권의 대표적 방송인 알 자지라는 이날 후세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문제의 사진을 실은 신문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변호인단 대표인 지아드 알 카사우나 씨는 알 자지라와의 회견에서 더 선이 공개한 사진은 “인간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아랍인과 이라크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 수감자 학대 파문과 관타나모 미군기지의 코란 모독 행위에 이어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을 상대로 한 포괄적인 전쟁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방미 중인 이라크의 살리하 국가계획장관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후세인은 전쟁 범죄로 기소됐으니 법정에서만 재판받아야 한다”며 사진 유출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이 사진 공개가 또다시 저항세력을 자극하고 이슬람 사회의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위크지의 ‘코란 모독 오보 사건’으로 이슬람 세계에 반미 감정이 높아진 상황에 특히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이슬람교도들이 기피하는 알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아랍권의 반발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다.

바그다드 주재 미군은 보도에 대해 즉각 항의성명을 내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20일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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