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박 대표의 방중 출국 직전까지도 후 주석 면담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이 “후 주석이 시간을 낼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은 박 대표와의 면담에 앞서 회담장에서 2분여 동안 서서 기다리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후 주석은 면담에서 “중국은 한 가닥 희망이 있는 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탕 국무위원은 박 대표와의 만찬에서 “북핵 폐기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북핵에 대한 인내심의 ‘레드라인(금지선)’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 라인’이 북한의 핵실험 개시인가”라는 질문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탕 위원은 또 “박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은 당연한 일”, “4·30재·보선에서 압승한 것을 보고 박 대표가 계속 주목해야 할 정치인이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며 박 대표에게 호의를 보였다.
이와 함께 탕 위원은 박 대표가 몸살감기를 앓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감기에 특효”라며 콜라에 뜨거운 물을 섞은 잔을 건넸고, 만찬 후에는 감기약을 전달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경제발전 업적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이런 ‘환대’에 영향을 줬다고 귀띔했다.
왕리즈(王立志) 공산당 대외연락부 2국장 조리는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통령이 한국 경제발전의 신화를 이뤄낸 것을 중국 정부도 잘 알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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