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코란 모독’ 5건 시인

  • 입력 2005년 5월 28일 03시 10분


‘미군의 코란 모독’ 파문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 수용소에서 미군이 코란을 모독했다는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던 국방부가 “5건의 코란 모독이 있었다”고 마침내 인정했기 때문이다.

코란을 변기에 버렸다는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의 보도(9일)를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미군의 코란 모독’이 사실임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로 인해 미 국방부가 뉴스위크의 보도를 아무리 부인한다 해도 미국과 이슬람권의 불신과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관타나모 수용소를 지휘하는 제이 W 후드 준장이 2002년 1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13건의 코란 모독 행위를 조사한 결과 교도관 4명과 조사관 1명이 코란을 잘못 다뤘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후드 준장은 코란을 모독한 5건 가운데 3건은 의도적인 행위였을 가능성이, 2건은 실수나 우연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8건은 근거가 없거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

하지만 그는 현재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코란 모독 행위는 TV 위에 코란 두 권을 쌓아놓거나 코란에 몸을 부딪치는 사소한 것들이며 국방부에서 ‘코란 처리 규정’이 전달된 2003년 1월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6일 공개된 미 연방수사국(FBI)의 비밀문서 가운데 ‘코란은 녹색 천에 잘 싸서 보관해야 한다’라고 적힌 2002년 1월 21일자 메모가 발견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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