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바다 ‘위키피디어’…정보 150만건 수록

  • 입력 2005년 6월 2일 03시 28분


미국의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어(www.wikipedia.org)가 급성장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문화현상까지 낳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최신호(6일자)에서 보도했다.

2001년 1월 출범한 위키피디어(‘빨리’라는 뜻의 하와이 원주민 말인 wiki와 백과사전인 encyclopedia의 합성어)는 누리꾼(네티즌)들이 공동으로 백과사전 제작에 참여하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76개 언어로 만들어지고 있는 위키피디어에는 현재 150만 건의 정보가 올라와 있다. 영어 항목은 57만 건.

최고의 백과사전으로 통하는 브리태니커에 수록된 정보가 모두 6만5000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규모의 정보가 담겨 있는 셈이다. 한국어 정보는 9900여 건으로 아직은 많지 않은 편이다.

성장의 비결은 컴퓨터운영체제(OS)의 리눅스처럼 자발적인 참여자가 많다는 점. 이런 점에서는 국내 지식사이트인 네이버와 비슷하다.

위키피디어에서 보수를 받는 직원은 서버 관리직원 한 명뿐이다. 그 대신 1만6000여 명의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작업에 참여하며, 이 중 1000여 명의 헌신적인 자원봉사자들이 핵심 제작요원이다.

‘공동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는 위키피디어를 활용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또 대학에서 리포트를 작성할 때나 회사에서 보고용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때 위키피디어는 ‘필수적인 참고 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우선 특정 세력이 정보를 왜곡할 가능성이다. 실제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정치색 짙은 자료를 경쟁적으로 올리자 위키피디어는 이와 관련된 정보 게재를 중단하기도 했다.

정보의 신뢰도를 어떻게 높일지도 관건. 브리태니커의 한 편집자는 아무나 정보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위키피디어를 ‘공중화장실’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위키피디어도 전문 분야별로 위원회를 만드는 등 입력 정보를 인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정보를 올리는 과정에서 누리꾼 간에 벌어지는 토론 내용을 온라인에 그대로 올려 놓는 등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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