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27%를 차지하는 민족.’
유대인의 천재성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아슈케나지’로 불리는 독일과 동부 및 중부 유럽 출신 유대인들은 머리가 좋기로 유명하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작곡가 말러 등이 모두 아슈케나지. 이들의 천재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조기교육 때문이라는 설명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헨리 하펜딩 박사 등 미국 유타대 연구진은 유전병과 관련이 깊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3일자 뉴욕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아슈케나지에게 테이-삭스병, 유방암, 고셔병 등 유전적 요인이 강한 질병이 유독 많은 점에 주목했다.
이 유전질환은 지방산물질인 스핑고지질 저장시스템과 유전자(DNA) 복제 시스템의 이상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이 같은 ‘장애’는 신경세포간의 상호관련성을 비정상적으로 활성화시켜 지능을 높인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실제로 이스라엘의 고셔병 전문 병원 환자 중에는 과학자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비율이 높다.
아슈케나지는 평균 지능지수(IQ)가 세계 평균보다 12∼15 높다. 또 IQ가 140을 넘는 비율이 1000명 중 23명이다. 북유럽인은 1000명 중 3명.
똑똑한 유전자가 많은 이유로 연구진은 역사적 배경을 든다. 중세 유럽에서 아슈케나지는 기독교인들이 경멸하는 고리대금업, 세금징수, 무역 등 지능을 필요로 하는 일에만 종사했다. 이들 가운데 상류계급은 더 많은 아이를 낳아 ‘똑똑한 유전자’가 계속 후세에 전해졌다. 타 종족과 거의 결혼하지 않는 관습도 똑똑한 유전자와 유전병을 대물림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 같은 연구에 대해 학계에서는 흥미 있는 연구라는 평가와 함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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