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국과 미국에서 이미 출간됐거나 출간 예정인 셜록 홈스 소설은 4권이며 내년에도 3, 4권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최근 등장한 홈스 소설들의 특징은 문학성과 주제의식을 인정받은 쟁쟁한 작가들이 저술했다는 것. 퓰리처상을 수상한 마이클 샤본을 비롯해 미치 콜린스, 로리 킹, 칼렙 카 등 유명 작가들이 홈스 소설 대열에 가담했다.
1930년 영국 원작자 코넌 도일이 60편의 셜록 홈스 소설을 발표하고 숨진 뒤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만도 4000여 권에 이를 정도로 홈스는 추리소설계의 단골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얄팍한 상술에 근거한 수준 낮은 것들이어서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 최근 등장한 홈스 소설들은 도일 유족회에서 공식적으로 속편이라 인정받았을 정도로 높은 작품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홈스는 80∼90세의 노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혼란한 사회상을 무대로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 이들은 요즘 미국 영국에서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들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스 열풍이 9·11테러 이후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믿음을 잃어 가는 현대인의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인 비서’라는 제목으로 셜록 홈스 소설을 출간한 미국 작가 칼렙 카는 “비이성적 전쟁과 테러가 만연하는 시대에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적 논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홈스는 위안이 되는 존재”라고 분석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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