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변호사인 셰리 여사는 6일 미국 워싱턴의 케네디센터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설에 나섰다. 주제는 ‘총리 부인으로서의 삶’. 영국 언론들은 “셰리 여사가 90분 연설에 강연료 3만 파운드(약 5500만 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야당인 보수당은 “남편의 직위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고 비난했다. 일간 더 타임스는 “짧은 시간 강연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데 눈이 멀어 자신과 남편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꼬집었다.
비난 여론이 이렇게 높은 것은 때마침 블레어 총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6일 미국에 도착했기 때문. 총리실은 “셰리 여사의 강연은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고 개인적인 일”이라면서 “총리와 셰리 여사가 같은 날 미국에 있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셰리 여사가 남편의 미국 방문 날짜에 맞춰 강연을 가짐으로써 ‘흥행’에 도움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셰리 여사는 자국 내 비난에 대해 “언제나 모든 사람으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자신에게만 솔직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셰리 여사는 또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남편도 외부 활동으로 돈을 벌었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면서 성차별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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