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이란의 천연가스관과 연결=인도와 파키스탄은 7일 이란의 천연가스관을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의 가스관에 연결시키는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니 아이야르 인도 석유장관과 아마눌라 자둔 파키스탄 석유장관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을 마치고 공동성명을 통해 “두 나라가 이 사업에 최대 우선순위를 두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또 건설자금 조달 문제 등을 다룰 공동 검토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인도로서는 값싼 에너지확보가 최대 과제. 파키스탄도 막대한 가스관 통과료 수입 때문에 적극적이다.
양국간 가스관 매설 사업은 1994년 첫 협상이 시작됐으나 양국간 긴장관계로 지지부진하다가 2003년 해빙무드가 조성되면서 본궤도에 접어들었다.
총 45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를 투입해 총길이 2600km(파키스탄 통과구간 760km)의 가스관이 매설되면 파키스탄과 인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란 천연가스를 하루 각각 5000만 t과 1억 t씩 공급받게 된다. 이를 통해 파키스탄은 연간 6억 달러의 통과세 수익을 별도로 얻고, 인도 역시 3억 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의 이들 국가에 대한 천연가스 판매수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란∼이라크, 송유관 개설=1980∼1988년 전쟁을 벌였던 이란과 이라크 사이에 송유관 연결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8일 다우존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10km의 송유관이 두 나라 국경인 샤트알아랍 강을 가로질러 이라크 남부의 원유를 하루 15만 t씩 이란 아바단의 정유소로 수송하게 된다. 여기서 정제된 석유제품은 다시 이라크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라크는 그동안 저항세력의 석유시설 파괴 등으로 연료부족난에 시달려 왔다.
두 나라 간 최종합의는 빠르면 이달 안으로 예정된 이라크 과도정부의 바흐르 알 울름 석유장관의 이란 방문 중에 이뤄질 전망. 정식 조인은 그 뒤 알 자파리 과도정부 총리의 테헤란 방문 때 이뤄진다.
▽미국의 우려=인도 파키스탄의 가스관 사업에 대해 미국은 이란을 돕게 된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3월 인도와 파키스탄 방문 당시 이 가스관 건설 계획에 반대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핵개발 논란으로 미국과 갈등관계에 있는 이란을 돕게 된다는 논리였다.
그 대신 미국은 이란산이 아닌 카스피해산 천연가스를 투르크메니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파키스탄과 인도로 이어지는 가스관 루트로 공급하는 것을 대안으로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야르 인도 석유장관은 7일 ‘우리는 누구의 압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국익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샤우카트 아지즈 파키스탄 총리도 6일 “이 가스관 연결사업은 ‘주권국가의 사업’으로서 미국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다”며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란∼이라크 간 송유관 건설에 심기가 불편한 미국으로서는 이래저래 언짢은 모습이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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