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LCD 산업은 2001년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약 4년 동안 시장을 주도하며 대만 업체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만의 추격으로 이러한 가격 프리미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LCD 업계에서는 대만이 품질과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한국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다는 것을 내세우면서도 생산량을 추월당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 대만, 생산량에서 한국을 추월
8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4월 대만의 10인치 이상 대형 LCD 생산량은 총 686만 대로 한국(683만 대)을 3만 대 차이로 따돌렸다. 월별 생산량에서 대만이 한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매출액 기준으로는 TV 등 대형 비중이 높은 한국이 13억5300만 달러로 대만(11억3900만 달러)보다 앞섰다.
한국과 대만의 생산량 차이는 작년 말 100만 대 정도였으나 올해 1월 48만 대, 2월 41만 대로 좁혀졌고 3월에는 22만 대까지 줄었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2분기(4∼6월), 3분기(7∼9월)에는 한국이 1위를 지키겠지만 4분기(10∼12월)에는 대만(2410만 대)이 한국(2276만 대)을 분기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누를 것으로 예상했다.
○ 대만, 실적개선 바탕 투자 재개
LCD 패널 가격 폭락으로 작년 4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대만 업체들의 실적이 최근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
대만 일간지 궁상(工商)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1위 업체인 AUO는 5월에 손익분기점(매출액과 생산원가가 같아지는 시점)에 도달했으며 CPT, 한스타도 3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분기에 대만 업체들이 모니터 가격을 올렸고 수익성이 높은 19인치 모니터 비중 확대와 생산량 증가에 따른 원가절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 업체들은 그동안 미뤄왔던 설비투자를 재개하며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다.
특히 LG필립스LCD가 내년 상반기(1∼6월) 7세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예정인데 AUO도 내년 4분기 대량생산을 계획하고 있어 차이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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