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P&G는 올해 하반기부터 공중파 및 케이블 TV의 광고 지출을 크게 줄이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지난해 TV광고로 25억 달러를 지출한 미국 내 최대 광고주인 P&G의 이번 결정이 제너럴모터스, 타임워너 등 다른 대형 광고주들에게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G의 TV광고 지출 축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1분기(1∼3월) P&G의 TV광고 지출은 6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가량 줄었다.
미디어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 500억 달러 규모인 미국 TV광고 시장이 10년 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구매력이 높은 18∼30세 시청자층이 줄어 TV광고의 영향력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전통적으로 TV광고에 강했던 제약, 음식료, 유통 기업들이 이미 광고를 줄여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TV광고 시장 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인터넷, DVD의 급성장과 함께 광고를 건너뛰고 방송프로그램만 볼 수 있게 하는 개인용 디지털비디오녹화기(PVR)의 보급을 들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5년 안에 미국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인 5000만 가구가 PVR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TV광고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광고주들이 TV 프로그램 속에 자사 제품을 내보내는 간접광고(PPL)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1분기 미국 시청률 상위 10개 프로그램에 등장한 간접광고는 1만2800여 건으로 이미 지난해 총 간접광고 건수(2만3500여 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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