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미 1988년 이슬람 혁명지도자인 루홀라 알 무사비 호메이니를 설득해 이란-이라크전쟁을 종식시켰으며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한 바 있다.
또 미 정부의 대이란 제재조치로 결국 무산됐지만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 석유회사와 이란 역사상 최대의 석유산업 합작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라프산자니 후보는 14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대미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적기”라고 밝혔다. 비록 ‘미국이 적대행위를 그만두고 이란과 협력하기를 원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26년 전 단절된 미국과의 수교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으로서도 아랍권의 반미주의 확산을 막고 이란과 이라크의 밀착을 차단하려면 온건 보수파인 라프산자니 후보만 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라프산자니 후보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최고지도자로 이란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알리 하메네이 씨를 중심으로 한 보수파를 설득해야 한다. 모하마드 하타미 현 대통령도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려 했지만 하메네이 씨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
개혁 성향의 무스타파 모인 후보의 선전도 변수다. 최근 이란 언론의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8.2%였던 라프산자니 후보는 27.1%로 약간 떨어진 반면 4.1%에 불과했던 모인 후보는 18.8%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젊은층이 투표에 대거 참가한다면 이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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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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