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구한 영웅' 濠 60세 동포

  • 입력 2005년 6월 16일 15시 00분


'아기구한 영웅'  시드니 거주 동포 이형섭(60)씨
'아기구한 영웅' 시드니 거주 동포 이형섭(60)씨
소매치기를 잡다 숨진 재미교포 조나선 우(한국명 우홍식·29)에 이어 이번엔 호주교포의 영웅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동포 이형섭(60)씨가 두 마리의 개로부터 두 차례 수술을 받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으면서도 호주인 젊은 엄마와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보호해 호주 언론들로부터 '아기를 구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지는 15일(현지시간) '핏불의 두번째 공격: 개에 물린 영웅, 아기 구하다'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핏불은 애완견이지만 공격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데없이 봉변을 당한 아기엄마 제시카 맥닐 씨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개들이 내 아기를 노리고 있었다"며 "이씨와 출동한 경찰이 아니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이씨를 '영웅'으로 칭송하며 고마워했다.

엄마와 아기를 구한 이씨의 행동은 14일 텔레비전 방송(채널 10)에서도 자세히 소개됐다.

이 사건을 일으킨 개 두 마리는 지난달 2일에도 한 할아버지(75)의 두 팔과 두다리를 물어 경상을 입힌 전력이 있어 지난 14일 주인의 동의 아래 '처분'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동포 인터넷신문 호주온라인(대표 박원근)에 따르면 동포 이씨는 어둠이 깔린지 난 13일 오후 6시 10분께 귀가하던 중 동네 거리에서 유모차를 끌고 앞서가던 아기 엄마로부터 앞에 개들이 있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유모차 앞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호주 경찰은 두 마리의 개가 이씨의 손을 무는 바람에 이씨가 넘어졌으며 그때 개들이 달려들어 이씨의 얼굴과 양손, 사타구니와 두 다리를 공격해 많은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씨는 10분 내지 20분 가량 개들의 공격을 받다가 근처의 집 담을 넘어 피신한뒤 옆집 한 동포 집으로 넘어가 도움을 청했다.

그동안 엄마와 아기는 근처에 있던 한 트럭 위로 올라가 개들의 공격을 피했다.

이씨는 그 후 콩코드 병원으로 실려가 두 차례 수술을 받은 후 안정을 되찾고 15일 퇴원해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의 딸 엘리사 이(25)씨는 "(아버지가) 흉터가 생기겠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좋은 일을 하셔서 너무 자랑스럽다"며 "아버지는 가정적인 분이라 그들이 다치도록 그냥 내버려두질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최근 핏불 등 사나운 개들이 어린 아이를 공격해 만신창이가 되게 하는 등 개의 공격사건이 잇따라 발생,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