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경제, 강우량에 울고웃는다

  • 입력 2005년 6월 17일 03시 21분


“올해는 얼마나 내리려나….”

6월이 되면 인도인들은 하늘만 쳐다본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할 비가 얼마나 내릴지 걱정되기 때문.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강국인 인도의 경제가 ‘하늘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인도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인구의 60%가 농업에 종사하는 국가. 더구나 경작지의 70%가 천수답이라 연간 강우량의 80%가 집중되는 몬순시기(6∼9월)가 경제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가 올해 몬순시기 강우량이 평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만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6%에서 6%로 하향조정할 정도다. 2003년 8.4%의 유례없는 고성장을 기록한 것도 비가 많이 내려 농업생산량이 급증했기 때문. 그 반면 18년 만의 가뭄을 겪은 2002년의 경제성장률은 4%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인도의 기상예측은 최근 몇 년간 번번이 빗나갔다. 18년 만의 가뭄을 기록한 2002년에도 기상당국은 강우량이 평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는 아직도 50년이 넘은 기상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기상본부에 컴퓨터도 몇 대 되지 않고 기록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슈퍼컴퓨터로 실시간 기상정보를 분석해 예측하는 다른 나라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정부가 최근 기상시스템 개선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현실 때문이다.

인도 대기해양과학센터는 “기상예측이 정확해지면 어떤 작물을 언제 파종할지 미리 준비할 수 있어 농업생산량이 증가하고 인도 경제에 이득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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