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 중인 지휘자 이선영(38) 씨가 최근 가족을 만나기 위해 잠시 고국을 찾았다.
지난해 4월부터 이 악단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올해 이 악단이 갖는 80회의 콘서트 중 무려 31회를 지휘한다.
그는 이 밖에도 캐나다 오샤와 더햄 교향악단 예술고문 및 스웨덴 예테보리 아카데미 교향악단 수석객원지휘자도 맡아 3개 대륙을 오가며 바쁘게 뛰고 있다.
“지난해 4월 상하이 필하모닉이 악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제게 오디션 감독 과정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곧이어 부지휘자로 임명됐어요.”
1996년 창단된 상하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125년 전통의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하이의 대표적 교향악단. 현 음악감독은 중국인 천쭤황(陳佐湟) 씨가 맡고 있다.
“서울예고를 졸업한 뒤 프랑스 랭스 국립음악원에 진학해 지휘를 공부할 때는 여학생이 저뿐이었어요. 파리 음악 에콜 노르말에서도 지휘 전공에 여자는 저를 포함해 두 사람뿐이었죠. 그렇지만 유럽에서도, 중국에서도 여성 지휘자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없습니다.”
이 씨는 “음악의 다양한 요소를 꼼꼼하게 매만진다는 점에서 지휘는 여성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인들은 음악 편식이 심해 줄기차게 차이코프스키만 듣는 식입니다. 최근 상하이 필하모닉이 창단 9년 만에 브람스의 교향곡을 처음 연주했을 정도니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중국에 프랑스 근대 레퍼토리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씨는 ‘고국 무대는 언제쯤…’이라는 질문에 “올해 안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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