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일가족 탈북]중국의 탈북브로커 실태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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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룡(崔成龍) 대표는 중국 내 탈북 브로커에 의해 억류된 장판선 씨의 딸 모자를 입국시키기 위해 정부가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북 브로커가 이들 모자를 중국 공안에 넘길지 모르기 때문.

이번 일로 생명과 인권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한 탈북 브로커들의 실체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장 씨의 딸을 억류하고 있는 탈북 브로커 조직은 자신들이 데리고 있던 다른 탈북자(37·여)를 장 씨의 장남 영복 씨의 부인으로 위장해 입국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 탈북자가 장 씨의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정부는 장 씨 가족과 함께 입국시킬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들 브로커는 자신들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모자를 모처로 빼돌리고 국내 단체와 연락을 끊었다. 장 씨의 딸은 당초 17일 오후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모자를 억류한 이유는 돈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탈북 브로커 조직은 수십 개로 추정된다. 이들은 중국과 북한 국경에 사는 조선족을 통해 탈북자를 모집해 중국 내 외국 공관이나 외국 학교에 들여보낸 뒤 수고비를 받는다.

이들은 탈북자가 입국 후 정부에서 받는 정착금의 30∼50%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탈북자 1인당 기본 정착금이 2800만 원이었기 때문에 평균 1000만 원 이상을 수고비로 챙긴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정부가 일반 탈북자의 정착금을 1000만 원으로 대폭 줄이자 탈북 브로커들은 국군포로의 탈북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포로는 밀린 월급을 포함해 수억 원을 받을 수 있어 그만큼 대가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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