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최근 “올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5.8%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유가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6월 현재 1474억 달러로 한국에 이어 세계 5위다.
그러나 외부의 평가는 냉정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일 발표한 ‘러시아, 시장규칙 확립’이라는 180쪽짜리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관료주의는 강하지만 국가 경쟁력은 약하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규제와 잦은 법령 변경, 비합리적인 법규 적용으로 국내외 투자가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
유럽경제위원회(ECE)도 20일 “러시아가 ‘네덜란드병’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1960, 70년대 천연가스 개발로 호황을 누리다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던 네덜란드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는 것.
당시 네덜란드는 밀려들어오는 외화로 통화가치가 급등하면서 기업의 대외경쟁력이 약화된 반면 소비 급증과 임금 상승으로 경제적 활력이 급격히 떨어져 극심한 사회불안을 겪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