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이 잇따라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대부분 현지 문화를 무시한 결과다.
최근 맥도널드의 TV광고 방영 중단이 대표적 사례. 중국인 남자 고객이 꿇어앉아 맥도널드 체인점 사장에게 가격 할인을 조르는 모습을 담은 이 광고는 중국인들을 격노케 했다.
세계적 식음료업체 네슬레도 호되게 당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네슬레 분유의 요오드 함량이 중국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판매금지를 명했다.
문제는 네슬레 측이 이 함량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대응한 것. 현지 언론들이 연일 네슬레의 ‘오만’을 질타했다. 한 포털사이트는 네슬레 제품의 신뢰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여 참여자 3만여 명 중 87%에게서 ‘네슬레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응답을 얻어냈다.
고급 브랜드가 ‘불량품’이 되기도 했다. 3월 미국 식품메이커 하인즈의 고추기름과 고추장에서 발암착색료가 검출됐고 그 직후 KFC의 메뉴 두 가지에 이 착색료가 사용됐음이 밝혀져 판매금지를 당했다. 선전(深(수,천))에 진출한 하겐다즈가 최근 무허가시설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가공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엔 무엇보다 중국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졌다는 점이 있다. 베이징(北京) 시의 경우 지난해 소비자협회에 들어온 이의 제기는 2만1700여 건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외제’라면 가리지 않고 아우성치던 중국인들의 의식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들 다국적기업의 중국 시장 경시에서도 원인을 찾는다. 선진국을 대상으로는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중국에선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중국인들도 이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중국 상무부 다국적기업 연구부문의 관계자는 “외국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발전하려면 ‘더블 스탠더드’를 버리고 중국 사회와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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