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의 대학원생인 조교가 이상한 악센트를 구사하는 데다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해 대화 자체가 되지 않았던 것. 외국 출신 대학원생들이 늘면서 ‘외국인 조교’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처럼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미국 대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특히 공학과 수학, 물리학 분야가 심하다. 공학 분야는 대학원생의 50%, 수학과 물리학은 41%가 외국 태생이다.
매사추세츠대 4학년인 마일스 설리번 씨는 조교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천문학과 언어학 등 두 과목이나 중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일부 학생들은 조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전년도 강의노트를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받느라 수백 달러의 돈을 쓰기도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대학에서 조교는 이공계 과목의 실험을 지도하거나 토론을 주재하고 리포트나 시험의 점수까지 매기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점차 커지자 최소한 22개 주에서는 교수 인력은 회화에 능통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또 노스다코타 주 의회의 베티 그랜드 하원의원은 1월 주립대 학생이 조교나 교수의 영어를 이해할 수 없을 경우 중간에 수강을 포기해도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고 강의료도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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