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은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8년간 추진해 온 효율성을 앞세운 서구식 개혁보다는 이란 혁명의 초심으로 돌아가 빈부격차 해소와 엄격한 종교적 생활태도를 주장한 아마디네자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각 개혁파 후보 진영에서는 일찍이 아마디네자드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하타미 개혁의 성과가 부정되고 자유를 빼앗길 것’이라고 경계했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개혁 성향 후보들이 연일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후보 지지를 표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 후보는 저소득층이 직면한 실업과 생활고 등 국내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정의 실현’과 ‘불공평성 시정’을 호소해 반(反)라프산자니 세력의 결집에 성공했다.
그는 특히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한 라프산자니 후보의 대대적인 물량공세와는 달리 직접 몸으로 선거현장을 누비는 단기필마식 선거운동을 전개해 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대선 결과는 미국이 중동에 요구해 온 개혁 개방에 대한 일종의 ‘역풍’으로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선거 직전 잇따라 이란 대선전을 폄훼한 것이 이란 국민들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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