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야마 지사토(梶山千里·66·사진) 규슈대 총장은 1일 국립대 법인화를 “국립대 운영에 민간경영의 기법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특징 없이 건학이념을 살리지 못하는 학교는 퇴출을 각오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대는 과거 전적으로 국가의 지원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 국가 지원을 이끌어 내는 시스템으로 변했다”며 “규슈대의 경우 아시아에 관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싱크탱크를 만드는 것을 차별화전략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공계 분야에서는 세계 랭킹 50위권에 드는 의학, 재료공학, 시스템정보학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해 문부과학성의 통제와 간섭을 배제하고 총장이 최고경영자(CEO)가 돼 예산 배분, 교직원 인사 및 급여 결정권을 부여하는 89개 국립대 법인화를 승인했다. 규슈대는 도쿄(東京)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도호쿠(東北)대와 함께 일본의 5대 국립대 중 하나로 꼽힌다.
가지야마 총장은 총장 학장 교수 할 것 없이 외부 지원을 끌어와 학교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수란 조용히 자기 공부를 하는 사람이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수라면 모름지기 연구 성과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며, 정말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라면 외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슈대도 지난해 로스쿨을 도입했다. “학부에 법대를 그대로 두고 법대 학부생을 3분의 2나 뽑는다면 로스쿨 설립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로스쿨은 실무형 교육기관이다. 미국처럼 실무와 학문을 오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본에서는 법학 연구 분야를 위해 학부 법대의 유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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