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검찰과 연방이민단속국 국세청 등이 지난달 30일 합동 단속을 벌인 결과 지역별 성매매업소는 로스앤젤레스 일대 28곳, 샌프란시스코 일대 50곳으로 이들은 안마시술소 침술소 사우나 마사지 업소 또는 척추치료소로 위장하고 성매매를 해 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날 저녁 중무장한 연방수사관들이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모 룸살롱과 할리우드 지역의 마사지업소, 여종업원들이 집단 거주하는 아파트, 환전업소 등을 에워싸고 내부를 수색한 뒤 관련자들을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장면이 한인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미 수사당국은 올해 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성매매 인신매매 범죄 합동수사대’를 발족하면서 이 지역 한인 마사지업소를 중심으로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 성매매를 넘어 범죄조직이 개입한 밀입국과 인신매매까지 나타나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수사대상이 된 조직은 정영준(39·베벌리힐스 거주) 김호경(36·룸살롱 대표) 씨가 이끄는 로스앤젤레스 소재 ‘정스 오거나이제이션’, 샌프란시스코의 ‘영스 오거나이제이션’ 등이라고 검찰 영장을 인용해 미국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정 씨는 30일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총 55명을 기소했다.
성매매에 종사한 한인 여성 중 일부는 방문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일부는 밀입국 알선조직에 개인당 최고 1만6000달러를 지불하고 캐나다 또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이렇게 미국에 들어온 한국 여성들 가운데 일부는 경비 마련을 위해 스스로 성매매에 나섰다고 검찰은 밝혔다.
미 수사당국은 작년 5월에도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성매매 알선과 돈세탁을 해온 한인 조직을 체포했는데 당시 이 조직은 10년간 매년 150만 달러(약 15억 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핵심인물의 집에서 240만 달러의 현금이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의 한인들은 “이번 사건으로 한인사회가 성매매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며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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