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최측근 칼 로브, 리크게이트 연루됐나

  • 입력 2005년 7월 11일 03시 04분


칼 로브 차장
칼 로브 차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 참모인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한 당사자인가, 아닌가.

주디스 밀러 뉴욕타임스 기자의 수감으로 언론 자유 문제로까지 비화됐던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 씨의 신분 누설 사건인 리크게이트의 최대 관심은 이제 다시 누설자가 누구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들은 밀러 기자와 함께 수감되기 직전에 비밀 취재원의 신분 공개 허용으로 위기를 모면한 시사주간지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의 취재원이 로브 차장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로브 차장이 CIA 비밀요원 플레임 씨의 신분 누설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2003년 10월 이미 밝힌 바 있다.

로브 차장도 연방 대배심과 TV 인터뷰에서 자신은 플레임 씨의 이름을 몰랐고 그의 이름을 누설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패트릭 피츠제럴드 리크게이트 특별검사는 로브 차장에게서 더 많은 대답을 원하고 있고 로브 차장과 쿠퍼 기자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로브 차장은 쿠퍼 기자와 한 번 대화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두 사람의 대화가 플레임 씨의 이름이 최초로 언론에 공개된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 씨의 2003년 7월 칼럼이 나오기 전이냐 그 이후냐다.

워싱턴포스트는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노박 씨의 칼럼이 나오기 전에 로브 차장이 쿠퍼 기자와 한 번 대화한 적은 있지만 이라크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언론은 쿠퍼 기자에게 취재원 공개를 허용한 당사자가 로브 차장일 가능성을 계속 거론하고 있다. 로브 차장의 변호사는 이를 부인했지만 로브 차장과 쿠퍼 기자의 변호사들이 협상한 결과로 쿠퍼 기자가 그런 메시지를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로브 차장이 누설자로 밝혀질 경우 새 대법원 판사 지명과 관련해 민주당과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할 부시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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