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게이트 취재원은 칼 로브”

  • 입력 2005년 7월 12일 03시 06분


시사주간지 타임에 중앙정보부(CIA) 비밀 요원의 ‘존재’를 누설(리크·leak)한 취재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칼 로브(사진) 백악관 정치고문 겸 비서실 차장이라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뉴스위크 최신호(7월 18일자)는 이른바 ‘리크 게이트’ 사건 때문에 감옥에 갈 뻔했던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가 법정에서 취재원을 밝힐 수 있도록 로브 차장이 허용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리크게이트는 백악관 관리들이 기자들에게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42) 씨의 신원을 누설했다는 의혹.

쿠퍼 기자는 2003년 7월 11일 로브 차장과 얘기를 나눈 뒤 타임 워싱턴 지국장에게 “로브와 초특급 비밀의 백그라운드에 관해 이야기했음. 이 내용을 보도할 때는 로브는 물론 백악관도 인용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e메일 보고를 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로브 차장은 “조지프 윌슨(전 이라크 주재 미국 대리대사)이 이라크의 우라늄 구입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니제르에 간 것은 조지 테닛 CIA 국장이나 딕 체니 부통령이 승인한 게 아니다. 그 조사를 승인한 사람은 CIA에서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 분명한 윌슨의 아내다”라고 말했다고 e메일은 밝히고 있다.

로브 차장이 플레임 씨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리크 게이트’의 기폭제가 된 로버트 노박 씨의 칼럼을 통해 플레임 씨의 신분이 처음 공개되기 사흘 전에 쿠퍼 기자에게 이를 이야기한 사실이 중요하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그러나 로브 차장의 변호인인 로버트 러스킨 변호사는 ‘리크 게이트’의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로브 차장을 핵심 조사대상으로 삼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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