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 디엔 유엔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은 11일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특히 일본 내 한국과 중국인들이 심각한 사회 경제적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일본 국가 건설에 공헌한 내용이 일본 교과서에서 언급돼 있지 않은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9일 동안 일본 공공기관, 시민단체, 외국인 주거지역 등을 방문해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실태에 대해 조사한 디엔 보고관은 일본 정부가 자신의 조사활동에 협조했지만 “인종차별 실태의 심각성에 대해선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정치인은 대중적 인기를 모으기 위해 일부러 민족주의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일본 사법기관들이 일본 내 소수민족을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불순한 외국인을 조심하라’는 일본 경찰의 포스터와 인터넷을 통해 불법체류자를 익명으로 신고하도록 한 일본 이민국의 방침을 조속히 철폐하도록 촉구했다.
디엔 보고관은 일본의 대표적 극우파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에게 면담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이 1995년 설립된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 회원국이지만 국가 차원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을 만들 때 소수민족의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엔 보고관은 이번 조사 내용을 근거로 내년 3월 유엔인권위원회에 정식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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