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大權본색’ 온건중도로 변신

  • 입력 2005년 7월 15일 03시 10분


《힐러리 클린턴(사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의 행보가 심상찮다. 각종 정책에서 일관되게 진보적 태도를 보였던 그는 최근 온건 중도파로 변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우향우’ 전략이 2008년 대권 도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13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그의 ‘우선회’를 잘 보여 주는 사례는 낙태에 대한 견해. “낙태 반대는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여성의 ‘선택권’을 옹호해 왔던 그가 1월 연설에서는 “낙태는 슬프고 비극적인 선택”이라며 생각을 바꿨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변신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쟁 개전에 찬성표를 던지고 군사기지 폐쇄에 반대하는 등 군을 적극 옹호하기 시작한 것. 뉴욕 상원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국방위원회에 들어간 것도 ‘경력 관리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의료보험 문제에서도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진적이고 온건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민자 문제에도 “불법 이민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신은 보수화되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지나치게 진보적인 민주당의 성향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당 일각의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 측에서는 이 같은 지적이 억측이라고 주장한다. 힐러리 의원이 국방위원회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뉴욕이 테러의 표적이 되었던 특수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이라크전의 경우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줄곧 비판해 왔고 의료보험과 이민자 문제에서도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 왔다는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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