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총리가 말미에 “영국 내 대다수 이슬람교도 역시 이번 테러의 희생자”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그의 발언은 이슬람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듯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도 이날 “종교 활동을 빙자해 증오와 살인을 부추기는 이슬람 성직자들을 추방하겠다”며 이슬람 성직자들의 활동까지 문제 삼았다.
▽과격한 설교는 허용 못한다=사르코지 장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신앙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빙자해 증오와 살인을 부추기는 연설을 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과격한 설교를 하는 프랑스 내 이맘(성직자)들을 체계적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알 카에다에 맞서 ‘가차 없는 전쟁’을 해야 하며 서구 국가들은 단결해야 한다면서 “그들에게는 체포해서 벌을 주는 강경한 대응만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러범은 순교자가 될 수 없다=영국 내 이슬람 성직자와 학자, 지도자 22명은 15일 영국 무슬림평의회 주도로 런던 리젠트 파크의 이슬람 사원에서 모임을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테러범들은 무고한 살인을 금하는 코란의 가르침을 어겼으므로 아무도 그들을 순교자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들은 이스라엘과 이라크 같은 나라에서 점령군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는 때때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해 모든 자살 폭탄 테러를 규탄하지는 않았다.
▽확산되는 알 카에다 연루설=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미국에서 체포돼 구금돼 있는 한 알 카에다 조직원이 런던 폭탄 테러범 중 모하메드 시디크 칸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알 카에다 조직이 이번 런던 테러와 연관돼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열린 ‘테러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모하메드 주나이드 바바르가 런던 테러범들의 사진을 본 뒤 에지웨어로드 역에서 폭탄을 터뜨린 칸을 알고 있다고 미국 수사관들에게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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