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의 희망’ 마잉주=이번 국민당 주석 선거는 2008년 총통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 마 시장이 왕 입법원장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았는데도 주석에 선출된 것은 그에 대한 대중의 인기가 차기 총통선거의 승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당원들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당선 후 “당내 단합과 개혁을 통해 2008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이 정권을 탈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토로했다. 국민당은 2000년 5월 정권을 내줬다.
마 시장은 탄탄한 학벌과 뛰어난 정치 재능으로 일찍부터 ‘국민당의 희망’으로 불려 왔다. 대만 최고 명문고인 건국중학에 이어 대만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수재의 길을 걸었다.
고교 재학 시절 국민당에 입당한 그는 귀국 후 총통부 제1국 부국장(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격)에 발탁될 만큼 장징궈(蔣經國) 당시 총통의 총애를 받았다.
장 총통의 후원으로 대만의 대중국 정책을 담당하는 대륙위원회 부주임과 법무부장(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섭렵했으며 특히 재임 3년간의 법무부장 시절 엄정한 법 집행으로 ‘미스터 클린’이란 별명을 얻으며 대중의 인기를 쌓았다.
그의 개혁 노력은 당내 견제를 받기도 했으나 1998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시장을 꺾고 당선됨으로써 확고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마 시장은 특히 배우 뺨치는 수려한 용모로 여성 유권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001년 홍콩을 방문했을 때 그를 취재하러 온 여기자들이 취재보다 그의 사인을 얻고 함께 사진을 찍는 데 더 열심이었던 일화가 있다.
▽양안 관계는 ‘롄잔 노선’ 추종=후 중국 국가주석은 마 시장의 국민당 주석 당선 직후 “양당이 양안 관계의 평화 안정과 발전, 중화민족의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축전을 보내 호감을 표시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마 시장이 대륙을 본적으로 하고 있는 외성인(外省人) 출신인 데다 집권 민진당의 대만 독립노선을 일관되게 비판해 온 이력 때문이다. 대만 언론들은 마 시장이 ‘대만 독립 반대, 양안 관계 현상 유지’라는 전임 롄 주석의 노선을 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롄 주석은 대만 야당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5월 중국을 방문해 후 주석과 국공(國共) 정상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과 양안 교류 확대 등에 합의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마잉주 신임 국민당 주석은…▼
-1950년 홍콩 출생. 본적 후난(湖南)성 헝산(衡山) 현
-대만대 법학과 졸.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1981∼88년:총통부 제1국 부국장.장징궈 전 총통 영어통역
-1991∼93년:행정원 대륙위원회 부주임
-1993∼96년: 법무부장
-1997∼98년:대만정치대 법학과 부교수
-1998∼현재:타이베이 시장
-2003년:국민당 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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