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무장투쟁 포기 선언 “조직원들에 군사행동 중단 명령”

  • 입력 2005년 7월 29일 03시 08분


코멘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28일 총을 놓겠다고 선언했다. 영국령 북아일랜드 독립을 요구하며 1969년 결성된 군사조직 IRA의 무장투쟁으로 지금까지 180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IRA는 이날 “오늘 오후 4시부터 무장 투쟁을 중단하고 철저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IRA는 성명에서 “단원들에게 앞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IRA의) 정치적 프로그램을 도와야 하며 그 밖의 다른 어떤 (폭력적) 활동에도 관여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즉각 “전대미문의 중대한 조치”라고 환영하며 “28일은 (북아일랜드에서) 전쟁이 평화로 대체되고, 테러가 정치와 자리를 바꾼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IRA의 무장투쟁 중단 선언 조짐은 최근 여러 측면에서 감지돼 왔다.

4월 총선에서 IRA의 정치 조직인 신페인당의 제리 애덤스 당수가 “IRA는 무장투쟁 대신 정치적 방법만으로 그 목적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IRA 내부 논쟁이 본격화했다. 신페인당은 총선에서 5석을 얻어 북아일랜드 제2당으로 부상했고, 이는 애덤스 당수의 주장에 힘을 더해줬다.

영국 정부도 IRA에 대한 유화제스처를 취했다. 1993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신교도 지역 상점에서 폭탄을 터뜨려 민간인 9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IRA 소속 테러범 숀 켈리 씨를 27일 가석방한 것.

최근 7·7 런던 테러와 7·21 테러도 IRA의 이번 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두 번 테러 이후 ‘IRA는 테러와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높아진 것.

영국 BBC 방송은 이와 관련해 “과거에는 IRA가 무장투쟁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필연적인 선택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의 신교 지도자들은 “IRA가 2000년에도 무장 해제를 약속했다가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전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말(성명)이 아닌, 행동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