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과서속 한국은 너무 작은 나라… 학교의 한국교육 실태는

  • 입력 2005년 7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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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소사이어티가 뉴욕 맨해튼에서 실시 중인 미국 중등교사 대상 한국 알리기 수업. 25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사진 제공 코리아소사이어티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뉴욕 맨해튼에서 실시 중인 미국 중등교사 대상 한국 알리기 수업. 25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사진 제공 코리아소사이어티
27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 미국 고교 교사 25명이 ‘한국과 실크로드’라는 제목의 여름 강좌에 열중하고 있었다.

리처드 맥브라이드 워싱턴대 교수가 고구려 출신의 당나라 장군으로 사라센까지 정벌한 고선지(高仙芝), 혜초(慧超) 스님, 해상왕 장보고, 원효대사의 아들 설총(薛聰)에 대해 강의를 시작하자 이들은 꼼꼼히 메모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계속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주로 사회, 세계사, 지리 과목 교사들이다.

오후 강좌가 끝난 뒤 이들을 만나 봤다.

“미국 교과서에서 한국 부분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너무 적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이 다룰 수도 없다.”

한 미국인 교사가 동료 교사들에게 한국 수업시간에 참고하라며 돌린 만화. 미국 만화에 나오는 장면에 “내 영혼(soul)을 구하느라 한국의 수도를 기억할 수 없었어”라는 수험생의 말을 결합시켰다. ‘Soul’과 ‘Seoul(서울)’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학습 자료다.

얘기는 한결같았다. 미국 교과서에서 한국 부분은 한 페이지가 넘지 않으며 언급되는 내용도 6·25전쟁이 사실상 전부라는 것.

그러나 동아시아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애리조나 주 데저트마운틴 고교 교사인 스티브 바더 씨는 “동아시아 경제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을 잘 알아야 앞으로 이들 국가와 사업이나 무역을 잘 할 수 있다”며 “얼마 전 학교에 ‘동아시아 연구’라는 별도 코스를 만들어 한국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과목을 미리 이수하고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 과목 선이수(AP·Advanced Place-ment)’ 수업에도 일부 한국 과목이 포함돼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 교사는 지니고 있던 삼성전자 휴대전화를 보여 주며 “학생들이 한국산 휴대전화나 자동차를 보면서 관심을 키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1위라고 말해주자 이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교사들을 상대로 한 중국과 일본의 국가 홍보는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 고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코니 허전스 씨는 “여기 오기 전에 일본과 중국 정부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석했는데 3개국이 똑같은 현상이라도 각자의 스펙트럼을 통해 설명하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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