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男농구 “싫다 싫어, 태극마크”…대표소집 1주일 늦춰

  • 입력 2005년 7월 30일 03시 11분


코멘트
운동선수에게 태극마크는 꿈으로 불린다.

국제무대에서 자랑스럽게 한국을 대표할 생각에 고된 훈련도 참아낸다. 명예는 물론 부도 따른다. 하지만 농구 코트에서 태극마크는 무슨 짐이라도 된 듯하다. 서로 안 하려고 난리다.

한국농구연맹(KBL)은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 소집을 당초 다음 달 1일에서 8일로 늦추기로 29일 결정했다. 1일 모일 수 있는 선수는 12명 엔트리 중 양희승(SBS), 신기성(KTF), 이규섭(삼성), 김주성(TG삼보)밖에 없었고 나머지 8명은 이런저런 사유로 합류 불가 의사를 밝혔다.

8일 대표팀이 모이더라도 정상적인 훈련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서장훈(삼성)과 문경은(전자랜드)은 부상으로 진단서를 제출했다.

미국에서 뛰고 있는 방성윤(KTF) 역시 재활을 위해 15일에나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미국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하승진은 왼쪽 무릎을 다쳤고 보험금 문제까지 걸려 있다.

부상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대표를 꺼리는 속사정은 따로 있다. 10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훈련할 시간이 줄어드는 데다 자칫 다치기라도 하면 큰 피해를 보게 된다는 각 구단의 이기심 때문. 대표 차출을 피한 팀에선 대표팀에 결원이 생겨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KBL 역시 축구의 승리수당 같은 당근은 전혀 마련하지 않은 채 선수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몇 년째 이런 악순환이다 보니 한국 농구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