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이미지 개선작업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비즈니스 포 디플로매틱 액션(BDA·Business for diplomatic action)’의 케이스 라인하드 회장이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반미(反美) 감정이 미국의 국가이익에 심각한 위협이 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그 원인을 정확히 분석 중이다. 여기 참석한 기자들도 평소 미국에 대해 느꼈던 점이 있으면 말해 주고, 앞으로 가능한 한 미국에 대해 좋은 기사를 많이 써 달라.”
BDA가 이날 발표한 미국 국가브랜드의 현주소는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선진국과 후진국 등 모두 25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국은 ‘수출 및 브랜드 호감도’에서는 2위, ‘투자 및 거주 선호국가’ 부문에서는 3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신뢰 및 공정성’에서는 16위, ‘문화 및 유산’에서는 21위였다.
라인하드 회장은 반미정서가 커지는 이유를 △중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의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반발 △미국 주도 세계화의 부정적인 영향 △각국의 독자적인 문화를 위협하는 막강한 미국 대중문화를 들었다.
이와 함께 미국인 특유의 자기중심주의도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BDA 측에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인 사이먼 안홀트 씨의 지적이다. “야구 경기에 외국팀이 한 팀도 참여하지 않는데도 월드시리즈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대표적인 자기중심주의 사례”라고 그가 지적하자 브리핑 장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국가브랜드 개선을 위한 미국의 액션플랜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면 오히려 역효과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이 민감한 작업은 각 분야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BDA가 주도하고 있다.
우선 라인하드 회장 자신이 세계적 광고회사인 DDB월드와이드 회장 직을 맡고 있는 기업가이며 이 밖에도 광고 및 마케팅 전문가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경영학 커뮤니케이션 정책학 교수들이 자문단으로 대거 포진하고 있다.
BDA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올해 국무부 홍보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캐런 휴스 전 백악관 공보비서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해외를 여행하려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최근 ‘월드시티즌 가이드’라는 핸드북을 제작해 대대적인 보급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인하드 회장은 “반미감정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만큼 몇 년 안에 이를 없앨 수는 없다”며 “시장 친화적인 방법으로 반미감정을 줄이고 미국 국가브랜드를 점차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분야별 미국의 국가브랜드 순위 | ||
분야 | 미국 순위 | 1, 2위 국가 |
투자 및 거주 선호국가 | 3위 | 호주, 캐나다 |
관광 | 6위 | 호주, 이탈리아 |
개인선호도 | 5위 | 호주, 캐나다 |
문화 및 유산 | 21위 | 이탈리아, 프랑스 |
정부에 대한 신뢰 및 공정성 | 16위 | 스위스, 캐나다 |
수출 및 브랜드 호감도 | 2위 | 독일, 미국 |
조사 대상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합쳐 25개국. 자료:안홀트-GMI 국가브랜드 인덱스 |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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