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이라면 덜컥 받았을 제안이다. 그러나 미식축구 훈련 중 숨진 아들에 대한 거액의 보상금을 거부하고 대학 측의 사과와 감독 해임을 요구하는 50대 여성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온타리오 시에 살고 있는 린다 윌 씨.
지난달 31일 LA타임스에 따르면 그녀의 아들 라시디 휠러 씨는 2001년 8월 노스웨스턴대 미식축구팀에서 규정을 넘어서는 심한 훈련을 받다가 쓰러졌다. 그러나 코칭스태프가 다른 선수들 훈련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휠러 씨는 40여 분 방치돼 있다가 숨졌다.
사망 원인에 대해 검시관은 천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측은 휠러 씨가 당시 위험한 성장 촉진 영양제를 복용했기 때문이라고 맞섰다.이후 재판 과정에서 대학 측은 1600만 달러를 배상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윌 씨는 학교 측이 곧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사과할 것과 ‘스타감독’이기도 한 랜디 워커 감독의 해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윌 씨는 현재 침실 1개짜리 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돈을 받고 슬픔을 묻을 것인가, 아니면 학교 측이 사과할 때까지 싸울 것인가를 가끔 꿈속으로 찾아오는 아들에게 물어보곤 한다”며 “대답은 끝까지 싸우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살고 있는 집까지 내놓은 윌 씨는 “사과 없이는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며 “아들을 위해 싸우는 어머니는 그 자체로 막강 군대”라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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