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미군철수 요구…美, 인권문제로 반격

  • 입력 2005년 8월 2일 03시 02분


우즈베키스탄의 미국 공군기지인 카르시 하나바드(K2) 철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번 주로 예정된 우즈베키스탄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미국은 또 우즈베키스탄의 인권 문제를 본격 제기할 태세를 갖추며 원조 중단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미군기지 철수 통보를 한 데 대해 즉각 반격한 것이다.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미군기지 철수를 요청한 것은 우즈베키스탄 동부 안디잔에서 5월에 발생한 유혈진압 처리 문제로 미국과의 갈등이 커졌기 때문.

그동안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정부군의 시위대 유혈 진압과정에서 187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유엔은 사망자가 200∼7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미국은 유엔을 통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미국이 지난달 29일 키르기스스탄으로 탈출한 안디잔 피란민 493명을 루마니아로 이송하려고 하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곧바로 미군 철군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섰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지난주 타슈켄트 주재 미 대사관을 통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국제테러 조직 알 카에다 제거 및 각종 병참 지원 목적으로 사용해온 K2 공군기지에서 180일 이내에 떠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번스 차관은 이에 대해 “인권문제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즈베키스탄 출신 난민들이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가면 처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우즈베키스탄이 국제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2200만 달러에 이르는 경제원조 집행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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