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전문 역사학자인 리처드 프랭크 씨는 주간 위클리 스탠더드 최신호(8일자)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일반인의 기억에서 사라진 미군 비밀감청부대인 ‘울트라팀’과 극비 감청보고서의 존재를 되살려 냈다.
울트라팀은 2차 대전 동안 일본 독일 등 적국의 교신 내용을 감청하고 암호를 풀어내 전략보고서를 제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일본 육군에서만 1개월에 평균 수백만 건의 교신이 그물망에 걸려들었다.
1942년 이후 하루 3종씩 작성된 보고서는 미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장, 군부 최고책임자에게만 직접 전달됐다. 보고서 배포의 철칙은 ‘하루 전 문건은 모두 회수해 파기’.
울트라팀은 2차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자 일본군 지휘부의 구상이 ‘휴전 제의’냐 ‘결사항전’이냐를 판단하기 위해 군 지휘부의 교신을 20건 가까이 감청해 채집했다.
프랭크 씨에 따르면 이 가운데 평화적으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읽히는 메시지는 3, 4건에 그친 반면 13건 이상이 결사항전을 짐작케 하는 내용이었다. “일본군 수뇌부는 휴전 의사가 없다. 오직 결사항전만 남아 있다”는 판단은 이를 바탕으로 나왔다.
프랭크 씨는 이런 내용을 근거로 1960년대 이후 “일본이 곧 백기투항할 것임을 알면서도 미 정부가 핵무기를 쓴 것은 소련 견제용”이란 주장을 펴 온 ‘수정주의 학파’의 견해도 반박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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