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을 지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아 본 경험이 별로 없는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에 대한 세계 각국의 구호 제안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집계에 따르면 카트리나 피해 구호를 제안한 국가는 7일 현재 95개국이고 지원 액수는 1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날까지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 11대만이 미국에 도착했을 뿐이다.
미 국무부가 지원을 수락한 국가는 이들 3개국 외에 한국과 인도 일본 독일 등 4개국이 더 있지만,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지원 수락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4개국도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법을 전달받지 못해 미국의 통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도움을 주겠다고 해도 반응이 없는 미국의 태도에 일부 국가의 심기가 불편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지원 제의를 했다가 오히려 무안을 당한 국가도 생겼다는 것.
4억 달러 상당의 원유 지원을 제의한 쿠웨이트는 “원유가 아니라 휘발유가 필요하다”는 대답을 들었고, 1500명의 의사 파견을 제안한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을 지원하기보다는 자기 국민에게 자유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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