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존 로버츠 대법원장 취임…상원인준 예상외로 쉽게 통과

  • 입력 2005년 10월 1일 03시 04분


젊은 '법의 수장' 선서존 로버츠 미국 연방 대법원 내정자(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식을 갖고 제17대 연방 대법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존 폴 스티븐스 대법원장 직무대행(오른쪽) 앞에서 “미국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왼손을 얹은 성경책을 들고 있는 이는 그의 부인 제인 여사.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젊은 '법의 수장' 선서
존 로버츠 미국 연방 대법원 내정자(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식을 갖고 제17대 연방 대법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존 폴 스티븐스 대법원장 직무대행(오른쪽) 앞에서 “미국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왼손을 얹은 성경책을 들고 있는 이는 그의 부인 제인 여사.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2번째로 젊은 연방 대법원장이 탄생했다.

존 로버츠(50) 연방 대법원장 내정자는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17대 대법원장 선서식을 가졌다.

이보다 3시간 앞서 미 상원은 로버츠 대법원장 인준안을 찬성 78, 반대 22로 가결했다.

1801년 45세에 취임한 존 마셜 이후 역대 2번째로 젊은 나이에 연방 대법원을 이끌게 된 로버츠 대법원장은 선서 후 “전임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뒤를 이어 헌법에 나타난 ‘자치(self-government)’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3일부터 새 회기를 시작하는 연방 대법원에는 낙태, 총기 소지, 사형제도 등에 관련된 중요 소송들이 계류 중이다. 특히 5일로 예정된 안락사 심리에서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올해 초 워싱턴 연방 항소법원 판사 재직 시 쿠바 관타나모에 수감돼 있는 테러 용의자를 미국의 군사재판에서 다룰 수 있다고 판결하는 등 대법원장 지명 직전까지 공화당의 보수적인 정책을 지지해 왔다.

그동안 진보 그룹의 인준 반대 압력을 받아온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예상외로 순조롭게 인준 표결을 통과했다.

55명의 공화당 의원 전원, 민주당 의원 절반, 그리고 무소속의 제임스 제퍼즈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 힐러리 클린턴, 에드워드 케네디 등 중진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진 반면 공화당 성향이 강한 지역의 의원들은 내년 중간 선거를 의식해 찬성 대열에 합류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의 취임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다음 주 중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후임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리엇 미어스 백악관 법률고문, 래리 톰슨 전 법무차관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역시 보수적인 인물을 선택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대통령직요? 사양합니다!▼

“President? No, Thanks. Roberts prefers court(대통령직요? 고맙지만 별로예요. 로버츠 대법원장은 미국 사법부 수장 자리가 더 좋답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9월 30일자

보수적인 성향을 빼면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가 별로 없는 존 로버츠 미국 신임 연방 대법원장. 미국 일각에서는 ‘차기 대통령 후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모르는 소리. 알고 보면 종신직인 연방 대법원장이 대통령보다 훨씬 영향력 있는 자리라는 것이 대다수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법국가인 미국에서 대법원은 의회와의 권력 관계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 특정 이슈에 대한 최종 판단은 대법원의 몫이라는 것이 유럽과 다른 점이다. 2000년 대선 재개표 논란을 연방 대법원 판결이 한방에 잠재우지 않았던가.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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