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日 안간다”… 군기지 이전갈등 으름장인듯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8분


미국 국방부는 6일(현지 시간)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국방장관의 이달 하순 아시아 순방 일정에서 일본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의 국방장관이 한국과 중국, 몽골을 방문하면서 일본을 건너뛰겠다고 발표하자 일본 측은 당황해 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의 방일 계획 취소는 오키나와(沖繩) 현에 있는 미 해병대 후텐마(普天間) 공군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미일 간의 갈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일본은 오키나와 나고(名護) 시 슈와브 기지 내로 옮겨야 한다고 했으나 미국 측은 슈와브 기지 앞 해안에 비행장을 건설하겠다고 맞서 왔다.

8월 비밀리에 방일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일본이 고집을 꺾지 않자 “일본 측의 의사결정자가 누구냐”고 다그쳤고 이에 일본 관계자들도 “총리 관저”라고 응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일본은 9월 말 워싱턴에서 열린 미군 재편 실무자회의에서도 기존 안을 고집해 미 관계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럼즈펠드 장관의 ‘일본 건너뛰기’는 일종의 길들이기 전략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역대 최고의 밀월관계라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사이가 벌어질 것 같지는 않다.

여하튼 일본은 미국의 반발이 예상외로 크자 서둘러 이달 말(29일) 양국 외무·국방장관이 참여하는 미일 안보협의위원회(2+2)를 열자고 미국 측에 제의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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