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투데이는 10일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등 석유강국들이 석유를 지렛대 삼아 미국의 동맹국들을 회유하고 미국의 외교정책(민주주의의 확산)에 도전하고 있는 실상에 관한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각자의 주장을 점점 더 강하게 내세우고 러시아도 서방의 지원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올해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은 1998년 130억 달러의 3배에 가까운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베네수엘라는 카리브해 국가들의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석유를 싼 가격에 팔고 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의 좌파 정치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자유무역과 투자에 대한 미국 입장에 반대하는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5월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에 좌파인 호세 미겔 인술사 칠레 내무장관이 선출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미국의 외교력에 타격을 입혔다.
이 때문에 차베스 대통령은 '제2의 피델 카스트로'(쿠바 대통령)로 불린다.
▽이란=98년 110억 달러였던 이란의 올해 석유 수출은 4배에 가까운 4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이 최근 핵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하라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에 대결적인 자세를 강화한 것은 석유 수출로 인한 막대한 수입과 관련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란 석유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이란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막아줄 것이라는 계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제재 위협을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
▽러시아=지난해보다 22% 늘어난 1100억 달러의 석유 수출을 기대하는 러시아는 더 이상 서방 국가들로부터 돈을 빌릴 필요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브루킹스 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인 피오나 힐 연구원은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강경 조치들을 취하려하고 있다. 그러나 부유해진 러시아가 미국을 편들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러시아는 친서방 정책을 펴온 발틱 국가들과 우크라이나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했으며 중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민주주의 증진 정책에 도전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의 석유와 가스 소비의 40%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의 최대 소비국인 독일은 러시아와 함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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