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적어도 미국에서는 이런 비판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현 행정부의 주요국 대사에 임명된 ‘대통령의 친구들’ 명단을 실었다. 그런데 부시 행정부에서 대사 자리 값이 올랐다는 지적만 있을 뿐 “국익을 해친다”는 비판은 아예 없었다. 단지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보이던 ‘경력 고려’ 흔적이 부시 행정부에서는 친분 위주의 인사에 가려 눈에 덜 띄었다는 해석만 있었다.
신문은 두 행정부의 캐나다 대사 자리를 놓고 비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의회 보좌관 출신 변호사인 고든 기핀 씨를 임명했다. 캐나다의 양대 도시인 토론토와 몬트리올에서 성장한 그가 낸 기부금은 비교적 ‘소액’에 해당하는 4150달러(약 415만 원). 부시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하원의장 출신인 데이비드 윌킨 씨를 임명했다. 그는 2000년 대선 당시 부시 후보가 대세를 장악할 수 있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의 승리를 안겨 준 인물이다. “다만 그는 평생 캐나다 접경지대의 나이아가라 폭포 이외에는 캐나다 땅을 밟아 본 적이 없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또 단순한 정치 자금 기부자 외에도 부시 대통령은 예일대 친구(중국 대사), 야구단 공동경영주(일본 대사), 먼 친척(프랑스 대사)을 외교 현장으로 내보냈다.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선거에 떨어진 전직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에게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이탈리아 인도 대사 자리를 맡기는 ‘의회 중시’ 스타일이었다.
미국 행정부 주요국 대사의 정당 기부금 비교 (단위: 달러) | ||
| 클린턴 행정부(2기)대사의 민주당 기부금액 (1991∼96년 기준) | 부시 행정부(2기)대사의공화당 기부금액(1999∼2004년) |
영국 | 4000 | 16만8725 |
캐나다 | 4150 | 3만3050 |
중국 | 5000 | 2만9200 |
프랑스 | 76만8000 | 12만1000 |
독일 | 0 | 46만1995 |
인도 | 2550 | 23만5551 |
이탈리아 | 1000 | 69만7807 |
일본 | 9186 | 6000 |
멕시코 | 0 | 3000 |
러시아 | 0 | 0 |
사우디 | 5000 | 9500 |
스페인 | 3만2750 | 2850 |
총계 | 83만1636 | 176만8678 |
자료: 워싱턴포스트. 기부금액이 없는 대사는 직업 외교관. |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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