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야스쿠니 참배’ 열 받았다…日외상과 회담 전격 취소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주변국 눈치 안 본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에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18일 일본 여야 의원 195명이 다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에서 제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주변국 눈치 안 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에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18일 일본 여야 의원 195명이 다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에서 제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중국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17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강행에 단단히 화가 났다. 중국 정부는 즉각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비롯해 각종 회담을 취소했다. 중국의 누리꾼들도 “일본의 역사 왜곡을 이제 행동으로 응징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극도로 악화된 양국 관계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회담 취소=중국 정부는 23일로 예정됐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과의 회담을 취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쿵취안(孔泉)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중일관계의 심각성에 비춰볼 때 (일본 외상의) 방문은 적절치 않으며 중국이 그의 방문을 받아들일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23일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쿵 대변인은 이어 “고이즈미 총리가 개인 신분으로 참배했다 해도 실질적인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그는 약속을 어기고 양국관계의 정치적 기틀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 정상회담은 물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양국이 영유권을 놓고 맞서고 있는 동중국해 가스전 문제에서도 무력시위 등으로 일본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누리꾼 분노=시나닷컴 등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격렬한 비난은 물론 일부에선 집단 시위를 선동하는 과격 누리꾼들의 글이 실리고 있다.

글 가운데는 “중국인들이 선저우(神舟) 6호로 하늘에 오르는 동안 일본인들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황천에 갔다” “일본 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특히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올해 봄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반일 시위를 주도했던 주요 대학의 학생 지도부는 항일시위를 벌이는 문제까지 검토 중이다.

▽일본의원 집단 참배=일본 여야 국회의원 195명도 18일 오전 신사를 참배했다.

참석자들은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모두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이들 중 대리인을 보내지 않고 직접 신사를 찾은 의원은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을 비롯해 자민당 93명, 민주당 3명, 국민신당 1명 등 모두 101명이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