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사는 미쉘 화이트(45) 씨는 10월 초 5000달러를 주고 가슴 확대수술을 했다. 3명의 아이를 모유로 키웠는데 처지는 가슴에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술 후 처녀 시절 사이즈인 36인치 '탱탱한' 가슴을 갖게 된 그는 "젊어진 기분이 들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례2
중국 상하이의 여가수 지망생 장시아(張霞·20) 씨는 9월 말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D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성형수술을 받았다. 1년 전 중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해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그는 한국의 여배우 최지우의 눈처럼 해달라고 주문했다.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성형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성형외과협회(ASPS)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성형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2조원으로 세계 최대이며 매년 평균 7%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성형시장은 2000년 이후 대도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열풍이 불면서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성형시장은 3조~4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와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것은 동양과 서양이 따로 없다. 하지만 화이트 씨와 장 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서양에서는 '한창' 때 모습을 찾으려는 성형수술이 주류라면 동양에서는 '본래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과거로 돌아가고파=ASPS에 따르면 지난해 920만 명의 미국 여성이 성형수술을 했다.
성형 분야별로는 주사를 놓아 주름을 펴는 보톡스 시술 환자가 300만 명(32.6%)으로 가장 많았다. 수술 종류별로는 지방흡입이 32만50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과거의 날씬하고 젊었던 모습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보톡스나 지방흡입은 성형수술 가운데 얼굴이나 몸의 윤곽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대 이하는 2%에 불과했다.
▽새로운 나를 찾아서=동양의 성형수술은 얼굴에 집중돼 있다. 젊은 여성이 대부분이며 심지어 어린 나이에도 수술을 받는 것이 특징.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중국의 젊은 부모들이 3세짜리 아이들의 쌍꺼풀을 만들어주고 코를 높이는 수술을 시킬 정도로 성형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8월 한국의 화장품업체(태평양)가 성형수술 경험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쌍꺼풀(39%), 코(6%) 순이었다. 연령은 20대가 70% 이상이었다.
중국 톈진(天津)에 진출한 서울성형외과 이민구 박사는 "동양에서는 쌍꺼풀, 코 높임, 얼굴 윤곽술이 유행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나'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나의 모델은 '쭉쭉 빵빵한' 서양 여성.
한편 최근 중국 대만 홍콩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성형 패턴이 비슷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20일 한류로 한국적인 미인의 개념이 아시아 일대에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의 여성들이 얼굴을 뜯어 고치기 위해 서울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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