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안의 방향=25일 백서 형태로 공식 발표되는 개혁안은 개별 공립 중등학교가 지방교육위원회의 통제를 받지 않도록 허용하는 게 핵심이다. 학생 선발 기준은 물론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까지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맞춰 독자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또 공립학교들은 민간 기업이나 교회, 사립학교가 운영하는 기금으로 재정 지원도 받게 된다. 명문 사립학교들은 유망한 공립학교에 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학교 브랜드’의 명성을 확산시킬 수 있다.
능력 있는 교장은 여러 개의 학교를 맡아 운영하는 ‘교육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길도 열린다. 학부모 위원회가 신설돼 학교 운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부에 감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루스 켈리 교육장관은 “개혁안의 목적은 공립 중등학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익부, 빈익빈’ 반론=프레스콧 부총리를 비롯한 반대론자들은 블레어 총리의 개혁안이 ‘공기업의 민영화’와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개혁안이 가난한 학생과 학부모를 배제한 채 엘리트 학교를 만들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프레스콧 부총리는 오랫동안 일반 서민들의 권익을 옹호해 온 정치인. 그는 개혁안이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 퍼트리샤 휴잇 보건장관과 제프 훈 하원 지도자 등도 개혁안 반대론자들로 꼽힌다.
그러나 야당인 영국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 후보(교육담당 대변인)는 “블레어 총리는 영국 중등교육을 개혁하는 데 8년을 허송했다”며 “노동당은 이제야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의 교육 체제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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