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를 해부한다…내달4일 저명 경제학자 11명 콘퍼런스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3시 01분


월마트의 경영전략을 분석하는 학술 콘퍼런스가 처음으로 열린다.

다음 달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월마트 콘퍼런스’에는 11명의 저명 경제학자가 참석해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사업전략을 샅샅이 해부하고 월마트가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보고서를 사전 입수한 미국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는 “월마트가 후원하는 이번 콘퍼런스는 친(親)월마트 대 반(反)월마트 진영의 치열한 학술 대결장이 될 것”이라며 “저임금, 주변 상권 몰락, 미국 재정적자 악화 등 월마트와 관련된 논란들이 정면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콘퍼런스의 핵심 주제는 월마트가 자랑하는 저가 정책. 제리 하우스먼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제학 교수는 월마트 가격이 경쟁업체보다 평균 27∼30% 싸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입증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반월마트 진영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논리로 맞설 예정. 월마트의 재원 조달 방안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월마트는 재고 전산관리, 운송 포장 비용절감 등 다양한 경영혁신을 통해 저가 전략을 유지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데이비드 뉴마크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보고서는 “월마트와 경쟁업체 종업원의 평균임금 격차가 65%까지 벌어졌다”면서 “경영혁신보다는 저임금이 월마트 저가 전략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월마트가 올여름부터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야심 차게 벌이고 있는 ‘뉴 월마트’ 캠페인의 주요 행사. 월마트는 콘퍼런스의 중립성 유지를 위해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다양한 성향의 학자들을 섭외했으며 회사 내부 비밀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월마트는 26일 발표한 에너지 절약, 쓰레기 절감 등이 포함된 환경보호 전략을 발표했으며 7월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환경친화 매장 1호를 개장했다.

월마트의 대대적인 홍보 캠페인에 맞서는 반월마트 진영의 반격도 예사롭지 않다.

400여 개 노동, 여성, 환경 단체로 구성된 반월마트 연합기구 ‘월마트 워치’는 26일 “비용절감을 위해 40세 이하의 건강한 사람만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월마트 내부문건을 비밀리에 입수해서 폭로했다. 월마트 워치는 다음 달 13일부터 각 주 의회를 상대로 월마트에 임금과 복지혜택 수준을 높이도록 요구하는 법규를 제정하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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