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사이트에 웬 상업?”(디 어니언)
백악관이 인터넷 풍자뉴스 사이트의 대통령 문장 무단 사용을 문제 삼았다가 흠씬 두들겨 맞았다. 문제의 사이트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풍자 기사를 제공하는 디 어니언(www.theonion.com). 매주 종이 신문도 발행하는 이 풍자 매체는 대통령 주례연설 패러디 코너에 대통령 문장을 사용해 왔다.
논란이 된 것은 최근 백악관이 변호사를 동원해 “상업적 사이트에 이 문장을 사용하면 대통령이 이 사이트를 지원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장을 보내면서부터. 디 어니언 측 변호사들은 풍자매체를 대변하는 변호사답게 “대통령 문장을 썼다고 해서 광고 한 줄 내달라는 사람은 없다”고 받아쳤다.
스콧 디커스 편집국장은 한술 더 떠 “우리 매체에 편지 쓰는 데 혈세가 쓰인다니 충격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크게이트’를 막아야 할 돈인데”라며 비꼬았다. 그는 “백악관 칭찬 기사를 실을 테니 기다리라”며 백악관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디 어니언은 2002년 ‘미 의회가 워싱턴 밖으로의 이전을 모색 중’이라는 기사를 실은 뒤 중국의 베이징 이브닝 뉴스가 이를 실제 뉴스로 착각하고 인용 보도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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