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껄 웃는 블룸버그, 울고 싶은 슈워제네거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 시장이 8일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낙승해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특별 주민투표에서 자신이 내건 핵심 개혁안이 모두 부결돼 큰 타격을 보았다.

공화당 소속인 블룸버그 시장은 59%를 득표해 39%를 얻은 페르난도 페레어 민주당 후보를 기록적인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9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시장의 승인(勝因)은 경영능력과 자금력이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유권자들이 탁월한 경영자 출신의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을 잘 경영했다고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또 블룸버그 시장은 유세에 사재 7000만 달러(약 734억 원)를 쏟아 부었다. 페레어 후보의 모금액은 500만 달러(약 52억 원)에 그쳤다.

이날 캘리포니아 주 특별 주민투표에서 공화당 소속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제시한 개혁안 4건이 모두 부결됐다.

부결된 개혁안은 선거구 조정권을 주 의회에서 주지사가 지명하는 은퇴 변호사에게 넘기고, 주지사에게 예산 삭감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민주당이 우세한 주 의회를 견제하고 주지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또 공립학교에서 정규 교사가 되는 준비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공공 노동조합이 정당에 기부금을 낼 때는 매년 조합원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부결됐다. 개혁안을 놓고 정치 도박을 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내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큰 상처를 입었다.

한편 이날 함께 치러진 뉴저지 주와 버지니아 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모두 승리해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크게 약진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미 유권자들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증오와 분열의 정치에 염증을 낸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