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38년만에 ‘숨통’ 트였다

  • 입력 2005년 11월 16일 03시 03분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후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육지의 섬’으로 불렸던 가자지구가 38년 만에 대외 통로를 열게 됐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5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를 열흘 이내에 개방하기로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미식축구에서도 마지막 1야드 전진이 가장 힘든데 우리는 이를 해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라이스 장관은 당초 14일까지로 예정됐던 중동 방문 일정을 연기하며 이번 합의안 도출을 이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외의 나라를 잇는 유일한 통로다. 이스라엘은 9월 가자 정착촌 철수 이후에도 이 검문소의 통제를 계속해 왔다.

이스라엘 측은 1일 이 검문소를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는 이양안을 승인했지만 대신 감시 카메라 설치를 주장하는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한 논란으로 이양 시점을 확정하지 못했었다.

이번 합의에서는 유럽연합(EU) 감시단이 카메라를 관리하기로 결정됐다. 또한 앞으로 라파 검문소 이외 지역의 개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12월 15일부터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잇는 팔레스타인 버스 노선을 개통하고 곧 가자 항(港)도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이 40km, 평균 너비 8km의 기다란 모양을 한 채 지중해에 면한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후 해안선을 포함한 전 지역이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자유로운 출입이 봉쇄돼 왔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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